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라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한계(限界, limitation)란 사물이나 능력, 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합니다.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된다고 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스스로 한계를 정하며 살아왔습니다. 머리 회전이 빠를수록 한계를 빨리 정해 버립니다. 한계를 모른 채 무작정 노력만 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빨리 한계를 정하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더욱 문제가 됩니다. 어린 코끼리를 말뚝에 묶어 키우면 나중에 성장한 후에 말뚝을 치워도 지금까지 묶여 있던 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맹수의 본능을 한번 꺾어 버리면 다시 살려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면 창의적인 생각이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저 본능에 사로잡혀 틀 안에 갇혀 세상을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하고 맙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한계 정하기가 나중에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필자는 10년 동안 450명을 코칭하면서 자신에게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학력이 높고 지위가 높으며 지식이 많은 것입니다. 오히려 많이 배우지 못했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지 않았던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나이 때문에 한계를 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어디서나 자신의 나이부터 밝히면서 나이가 많아서 할 수 없다고 뒤로 물러납니다. 문제는 이렇게 자꾸 뒤로 물러나면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스스로 고립됩니다. 말을 조심하느라 말 수가 줄어들고 매사에 소극적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부담스러워합니다. 나이 들어 너무 나대는 것은 좋지 않지만 적당하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면 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동시에 누구에게나 장점도 있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며 사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독불장군이 없습니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접하면 궁금증이 생겨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모르면 묻고 열심히 구글링을 하거나 유튜브에서 찾아봅니다. 열심히 독서를 하고 꾸준히 글을 씁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면 다른 사람에게 알려줍니다. 필자는 이렇게 하면서 세상을 배우고 있습니다. 블로그, 뉴스레터, 동영상 자막 넣기, 줌(zoom), 메타버스 등을 열심히 배워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줍니다. 앞으로 또 무슨 새로운 것이 나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필자에게는 한계가 없습니다. 무엇이라도 배워서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배울 것입니다. 소욕다시(小慾多施)라는 말이 있습니다. 욕심을 적게 내고 많이 베풀라는 뜻입니다. 남에게 많이 베풀기 위해서는 많이 배워야 합니다. 배움의 목적이 남에게 베풀기 위해서라면 그건 욕심이 아닙니다. 배워서 나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은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한 배움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출세하고 남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욕심을 내려놓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배우면 한계를 뛰어넘게 됩니다. 한계란 없다고 마음으로 다짐하고 새롭게 시작해 보기를 권합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으면 한계란 결단코 없습니다.
2023-11-17
쇼핑카트의 발명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대형 마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쇼핑카트다. 쇼핑카트가 있어 고객들은 아무리 많은 쇼핑을 해도 전혀 힘들이지 않고 여유 있게 물건을 고를 수 있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더라도 쇼핑카트 안에 마련된 좌석에 태워 아이와 즐거운 시간까지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의 발명이 그러하듯이 쇼핑카트도 필요에 의해 발명되었다. 이야기는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명가는 슈퍼마켓을 경영하는 미국의 실번 골드만이었다. 고객에 서비스가 뛰어난 골드만의 슈퍼마켓은 매일매일 손님으로 넘쳐났고, 그럴수록 골드만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빈틈이 없었다. 골드만의 서비스에 감탄한 고객들은 바구니 가득 물건을 샀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고객들이 바구니가 가득 차면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는 곳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만 해결하면 물건을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이 분명해.' 남다른 서비스 정신을 가진 골드만은 순간 고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물건을 최대한 많이 사고, 좀 더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좀처럼 문제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켓을 정리하던 골드만의 눈에 접는 의자가 띄었다. 순간 골드만은 접이식 의자 위에 바구니를 놓고 의자 다리에는 바퀴를 달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같은 원리로 그의 쇼핑 카트는 바퀴가 달린 금속 프레임에 두 개의 철사 바구니를 위 아래로 위치시켜 구성한 것이었다. 쇼핑 카트가 사용되지 않을 때에는 처음 영감을 얻은 접는 의자처럼 프레임을 평평하게 접을 수 있었다. 상품명은 폴딩 바스켓 캐리어. 접는 의자에서 힌트를 얻었다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누가 보아도 아주 편리한 발명품이었으나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여자들은 유모차를 닮아서였고, 남자들은 카트를 미는 것이 남자답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쇼핑카트의 편리함을 강조하는 광고도 해보았지만 허사였다. 골드만은 결국 성별과 연령별로 다양한 쇼핑 카트 모델을 채용함으로서 쇼핑카트의 진가를 알릴 수 있었고 급기야 기업화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1940년에는 특허도 등록되었다. 골드만은 이어 물건을 배 이상 담을 수 있는 카트를 발명했고, 1950년에는 카트 안에 어린아이를 위한 좌석을 만들어 주부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한편, 카트를 사용하지 않을 때 서로 밀착시킬 수 있도록 앞쪽이 좁은 카트를 발명한 사람은 1947년 올라 왓슨이었다.
2023-11-17
네덜란드 중상주의의 촉매가 된 조선업 홍익희 세종대학교 대우교수 16세기 중반부터 유대인들의 주도로 네덜란드 선박은 '경량화'와 '표준화'에 승부를 걸었다. 그래야 배가 가벼워 빨리 달릴 수 있고, 부품과 설계가 같아 대량으로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이를 기초로 배의 크기를 키워 화물 적재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경쟁국인 영국의 배들이 중무장한 채 사람을 많이 태울 목적으로 튼튼하게 건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네덜란드 선박들은 최소의 선원으로 최대의 경제효과를 얻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네덜란드에서는 가볍고 표준화된 '보급품 수송함'의 대량 건조기술이 1570년에 개발되었다. 이는 경제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대단한 기술이었다. 가장 큰 특징은 이전에 만들어진 배에 비해 5분의 1 정도 인원만으로 운행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표준화로 건조비용이 영국의 60%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곧 화물유통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졌다. 이로써 네덜란드 조선업은 당대의 최고산업이 되었다. 1620년에 이르러 네덜란드 선박 수는 2천척이 넘었다. 대부분이 70톤에서 100톤에 이르는 청어잡이 어선이었고, 또 대형 상선과 포경선도 있었다. 1669년에는 청어 잡이와 가공처리, 통 제작, 망, 어선 건조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만 합쳐도 그 수가 약 45만 명에 달했다. 당시 네덜란드 노동인구의 태반이 청어와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 정도라면 네덜란드 경제를 일으킨 것이 청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도 해운업에 국운을 걸고 노력했지만 네덜란드 유대인들의 과감한 모험정신 앞에는 어쩔 수 없었다. 그 무렵 다른 나라 바다를 지나려면 통행세를 물어야 했다. 그런데 통행세 부과기준이 갑판의 넓이였다. 당시는 해적들의 출몰이 빈번하여 대부분 배는 양 옆으로 많은 대포를 장착하고 다녔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단하고 굵은 목재를 써서 갑판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유대인들은 말 그대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대포를 장착하지 않거나 12~15문 정도의 대포만 설치하여 무장을 최소화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값싼 나무로 화물칸을 배불뚝이로 만들고 갑판은 좁게 만들어, 제작경비와 함께 통행세도 절감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그래서 네덜란드 선박은 양 옆은 통통하고 둥글지만, 갑판은 매우 좁았다. 그런데 대포를 장착하지 않은 배는 가벼워 해적선으로부터 빨리 도망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이로써 네덜란드인은 "바다의 마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배를 '플류트(Fluyt)선'이라 불렀다. 오늘날의 컨테이너선인 셈이다. 이 배는 갑판이 좁고 긴 대신 선창이 넓어서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돛이 매우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선박이 가벼워 속도도 빨랐다. 플류트선의 설계는 초기 갤리온선의 설계와 유사해 그리 크지 않았다. 보통 플류트선 한 척의 적재용량은 약 250t ~ 500t에 길이는 25미터 내외였다. 게다가 배불뚝이 저중심 설계라 출발과 정지가 쉽고 폭풍우 같은 악천후에도 잘 견뎠다. 선박 건조비도 싸게 먹혔다. 영국에서 제작할 경우 1300파운드에 이를 경비가 네덜란드에서는 800파운드로 족했다. 이런 이점 이외에도 대단한 경쟁력이 있었다. 곧 발트 해에서 다른 나라 선박이 1번 왕복할 동안, 플류트선은 2번 왕복할 수 있었다. 승선인원이 보통 9~10명으로 영국의 동급선박 30명에 비해 저렴하게 운행할 수 있었다. 유대인들은 이렇게 목숨을 담보로 화물운송비를 1/3까지 낮추었다. 이로써 네덜란드가 세계 해운업계를 평정했다. 유대인들은 해상운송 물량이 폭증하자 이런 장점을 가진 배를 대량 건조했다. 이를 위해 조선소의 설비와 자재, 계측장비 등을 표준화했다. '표준화' 또한 유대인 장기였다. 청어산업에 이은 표준화가 조선업에서도 위력을 발했다. 이로써 배를 저렴하고 빠르게 건조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는 16세기 중엽에 이미 북방무역의 70%를 장악했다. 보유상선 숫자도 나머지 전 유럽의 상선수보다도 많은 1800척이나 되었다.
2023-11-10
가치를 추구하라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20년 전 나는 책 한 권을 쓰는 데 몇 년씩이나 걸렸다. 글 한 편을 쓰려면 며칠씩 머리를 싸매야만 했다. 요즘에는 1년에 세권 정도의 책은 큰 부담 없이 낸다. 특정 주제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글을 쓴다. 그만큼 내 생산성이 올라간 것이다. 여러분은 생산성 하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여러분의 업무 생산성은 어느 정도 되는가? 생산성이란 개념을 갖고 일하는가? 보통 생산성 하면 공장 사람들만의 어젠다로 생각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그렇지 않다. 생산성은 공장은 물론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집 안에서 살림을 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필요하다. 사실, 나는 생산성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공장 생활을 할 때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도요타의 슬로건 '마른 수건도 짜낸다'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마른 수건을 짜라니? 마른 수건도 짜고 또 짜면 뭔가 나오겠지만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생겼기 때문이다. 너무 빡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비용은 당연히 줄여야 하지만 이미 허리띠를 졸라맬 대로 졸라맨 개인과 조직에게 생산성이란 어젠다가 과연 유효할까 의문을 품었다. 당시의 생산성 높이기는 원가절감과 같은 개념이었다. 출장을 줄이고, 비즈니스석을 타던 임원은 이코노미석을 타며, 과장급 이상은 주말에도 나오고 상여금을 반납하고, 업체를 불러 가격을 후려치며, 이면지를 사용하게 하고(그러다 회사의 중요한 기밀이 새 나가기도 했다), 사무실 전등을 반만 켜게해서 흐린 날에는 창가 쪽에 앉아 일하기도 했다. 생산성을 올리려다 직원들 사기만 왕창 떨어뜨렸다. 생산성이란 무엇인가? 생산성은 성과를 투입 자원으로 나눈 것이다. 그렇다면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성과를 늘리든지, 투입 자원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야근을 늘려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생산성에 도움이 될까? 그렇지 않다. 일단 시급이 비싼 야간에 일을 시키면 돈이 더 나간다. 장시간 노동은 생산적이지 않다. 이로 인해 몸이 피곤하면 당일은 물론 다음 날 생산성까지 떨어진다. 이래저래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생산성 향상 방법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올리고, 대신 상품과 서비스의 원가는 줄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 올리는 일과 원가 줄이는 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가치 올리는 일은 생각하지 않고 원가 줄이는 일만 생각한다. 생산성을 높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교육 예산, 연구개발 비용, 광고비를 줄인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분야는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일들이다. 가능하면 이 부문의 비용을 줄이면 안 된다. 대신 개선을 통해 투입 자원을 줄여야 한다. 작업 순서를 변경해보고,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며, 부품이나 공구 넣는 장소를 변경하고, 일하는 환경을 정비해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사무직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작업이나 중복 서류를 줄여야 한다. 혁신을 통해 투입 자원을 삭감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정을 줄이고, 부품 숫자를 줄이며, 설계 변경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일하는 방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최고의 생산성 향상 방법은 남들이 절대 할 수 없는 나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다. 한 사람이 할 일을 두 사람이 하는 격이고, 남들이 한 시간에 하는 일을 두 시간에 한다고 보면 된다.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생산성 증대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다. 해야만 하는 일, 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운 일이다. 이를 위해 다음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 현재 내 생산성은 어느 정도인가?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 경쟁자 대비 어느 수준인가? 그 근거는? 어느 정도까지 올리고 싶은가? 거기까지 올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올라갔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2023-11-10
운동을 시작하는 방법은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수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구체적인 처방전을 마련하거나 운동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하기로 다짐만 거듭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짐만 하느라 몸이 무거워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 경우다. 다짐과 결심은 그만하고 일단 몸을 움직여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운동을 시작하는 3S 방법이 있다. 첫째, S는 Small이다. 거창한 계획과 원대한 포부보다 작은 움직임이나 동작을 요구하는 운동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내 몸무게로 시작하는 운동이 최고의 운동 방법이다. 운동하기 위해 굳이 피트니스 센터까지 안 가도 된다. 여유가 된다면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 전문 트레이너의 코칭을 받으면 금상첨화겠지만, 혼자 집에서 홈트로 시작해도 좋다. 가장 이상적인 운동은 몸무게가 느껴지는 운동들이다. 쉽고 간단하지만 플랭크, 스쿼트, 푸시업 등은 전신 운동에 매우 효과적이다. 둘째, S는 Start다. 무조건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지 않고 시작하는 방법을 연구할수록 시작하지 못한다. 운동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때란 없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몸에 때만 낀다. 알람시계를 맞춰놓고 운동시간에 맞춰 아침에 일어나는 방법이 있다. 알람을 끈 후 지체없이, 단 1초도 생각하지 말고 일어나 운동하러 나가야 한다. 바로 일어나지 않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절대 운동을 시작할 수 없다. 몸을 움직이기 전에 생각이 1초를 넘어가면 운동을 안 해도 되는 10가지 이유가 머리를 꽉꽉 채우기 시작한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운동을 행동으로 옮기기가 불가능해진다. 생각하지 말고 행동하라! 생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이유나 핑곗거리가 꼬리를 물고 생각이 시작되기 전에 몸을 움직여 문 밖으로 나가라. 그것이 운동의 시작이다. 셋째, S는 Stimulus다. 작은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하면 몸에 자극이 온다. 통증으로 느껴지는 자극이 조금만 참고 견디며 운동을 지속하면 기분 좋은 자극으로 바뀐다. 힘들어야 힘이 들어간다. 운동을 힘들게 해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힘이 생긴다.
2023-11-03
식수난을 해결할 빙산 조석준 기후변화저널 대표 빙산은 북극과 남극 근처의 해상에 있는 큰 얼음덩어리로서 전체의 7분의 1에서 12분의 1 정도만 수면 위에 드러내놓고 떠다니고 있다. 빙산은 육지에서 형성되는 거대한 빙하의 아주 작은 조각들이다. 빙하는 북극, 남극 또는 히말라야 산맥 같은 지역에서 긴 세월 동안 눈이 쌓여서 이루어진 거대한 얼음판인데 어떤 것은 우리나라 크기의 수십 배나 되는 것도 있다. 이 빙하가 바다로 느리게 흐르면서, 그 끝부분이 조금씩 떨어져나가 빙산이 생겨난다.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겠다. 빙산의 길이는 평균 1.5~3km 정도지만 때로는 아주 큰 것도 있다. 1956년 남극대륙 부근에서는 한반도의 6분의 1이나 되는 거대한 빙산이 발견되었다. 흰곰이 살고 있는 빙산은 대부분 산처럼 솟아 있다. 남빙양의 빙산은 대개 책상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크기는 북빙양보다도 크다. 이 빙산은 파도나 바람 또는 태양열에 의해 녹기 시작한다. 그 수명은 북빙양이 2년, 남빙양이 10년 정도이다. 빙산은 경우에 따라 남북위 45도 근처까지 내려와서 항해 중인 배와 충돌하여 배를 침몰시킨다. 10세기 초까지는 해적선들과 수십 척의 증기선이 북대서양에 가라앉았다. 게다가 요즘은 석유시추선에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인공위성 사진이나 레이더 또는 항공기나 감시선을 띄워서 그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빙산에 의한 배의 침몰사고로 가장 큰 것은 1912년에 북대서양에서 있었던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였다. 이 사고는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길이가 270m, 무게가 46,000t으로 그 당시 세계 최고의 유람선이었던 타이타닉 호가 영국에서 뉴욕으로 처녀 항해 중에 빙산과 부딪치면서 침몰해 1,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때 배와 부딪친 빙산은 우리 눈에 보이는 높이가 25m정도, 길이는20m 정도지만 바닷물에 잠긴 부분까지 계산하면 중량이 20만 톤 규모로 침몰한 배보다 4배 정도 큰 것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물의 부족현상이 심각해지면서 한 과학자가 민물로 만들어진 빙산을 해결책으로 제시해서 흥미를 끈 바 있다. 먼저 길이가 16km, 폭이 800m, 두께가 200m인 보통 크기의 빙산을 세 척의 예인선과 해류를 이용하여 남극에서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앞바다까지 이동시킨다. 만 1년이 걸리는 이동기간에 빙산의 크기는 2분의 1로 줄어들지만 그 물은 로스엔젤레스의 모든 시민이 1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양이 된다. 이때 빙산으로 물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당시 수도 요금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만약 이런 방법이 실용화된다면 물의 부족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21세기 들어서도 지구는 여러 가지로 환경에 대한 몸살을 앓고 있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요즘 들어 기후위기, 녹색혁명을 외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관심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로 여기면서 실천을 하는 태도라 하겠다.
2023-11-03
나를 바꾸면 창의력이 생긴다 정은상 창직학교 맥아더스쿨 교장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자신을 바꾸는 일입니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도 자신을 잘 모릅니다. 위대한 사람은 남을 바꾸거나 나라를 바꾼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평생토록 바꾸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바꾸는 사람은 교만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겸손하게 남으로부터 배우기를 즐겨 합니다.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무한 긍정의 자세로 오뚝이처럼 일어섭니다. 그 정도면 누구나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로 삼고 다시 자신을 뒤돌아봅니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완전하지 못한 존재입니다. 자신을 바꾸는 이유는 불완전한 자신을 완전하게 바꾸려는 도전이 아닙니다. 완전해지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성숙한 사람이 되려는 몸부림입니다. 열심히 남을 바꾸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은 내버려 둔 채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합니다. 자신을 바꾸지 않고 남을 바꾸려는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창의력은 나를 바꾸려는 도전을 하면서 자연스레 생겨납니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창의력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으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나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시도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나쁜 사람을 만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법입니다. 자신을 바꾸려면 습관을 고쳐야 합니다. 겨우 나이 50세 또는 60세를 넘기고 더 이상 자신의 습관을 바꾸기 어렵다고 포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습관 바꾸기는 평생 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생각의 힘을 키우면 마음의 그릇도 커집니다. 마음의 그릇을 키우면 많은 사람을 얻습니다. 사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고 했습니다. 나를 바꾸면 사람도 얻고 천하도 얻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사람 덕분에 성공하기도 하고 사람 때문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라면 좋은 사람을 많이 얻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사람은 거울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자신을 비춰볼 수 있습니다. 책도 거울입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써 놓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비춰봅니다. 거울에 비추기만 하면 안 됩니다. 거울 속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화장을 하듯 고쳐야 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감추기 위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바꾸는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자신을 비춰볼 수 있습니다. 그냥 흘러가는 시류에 떠내려가지 말고 어느 순간 자신을 무리 속에서 포착한 후 핀셋으로 꼬집어 내어 자신을 담금질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창의력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행복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바로 창의력이 솟아날 때 극대화됩니다. 그저 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지 않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끝없이 샘솟는 창의력을 살려야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남을 바꾸는 일이 가장 쉬워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을 바꾸는 일입니다. 그건 착각입니다. 특히 배우자를 비롯한 가까운 사람을 바꾸려는 노력은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노력을 자신을 바꾸는 일에 돌려야 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습관이 바뀝니다. 습관이 바뀌면 창의력이 생깁니다. 창의력이 생기면 조금 더 성숙해집니다.
2023-10-27
빗의 발명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사람은 첫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첫 인상은 대부분 얼굴이 좌우하며, 그 얼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중요한 것이 헤어스타일일 것이다. 바로 헤어스타일을 단아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빗이라 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헤어스타일은 무척 중요했다. 이 때문인지 빗의 역사는 무척 길다. 기원전 5,000년경부터 사용되었다. 이는 스위스와 이집트에서 발견된 당시의 빗이 말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나무와 동물의 뼈로 만든 빗들이 발굴되었다. 빗은 세계 각지에서 유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동기시대에는 이미 요즘과 같은 형태를 갖춘 빗이 등장했으며, 유럽에서는 로마시대 이후 상아로 만든 빗도 발굴됐다. 이 빗은 장식 또한 훌륭했다. 이러한 경향은 중세기로 이어져 손잡이 부분에 부조가 새겨진 세로 모양의 상아로 만든 빗이 귀족계급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빗은 본래 머리카락을 빗질하여 정돈시키거나 모양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로 발명됐고, 또 그렇게 사용되었으나 근세 이후에는 실용성뿐만 아니라 여성장신구로서의 성격도 짙어졌다. 중국에서는 은나라 때 유물이 최초의 빗이다. 허난성 유적에서 상아와 골제의 빗과 골제·동제·옥제의 비녀가 발굴됐다. 목재 및 죽재 빗도 당시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나 모두 썩어 버렸는지 흔적도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낙랑시대의 유물이 최초로 목재로 된 빗이 발견됐고, 삼국시대 고분에서도 대모로 만든 빗이 발견됐다. 통일신라시대에는 특이한 형태의 대모로 만든 장식 빗이 사용되었고,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는 빗을 뒷머리에 꽂고 다니기도 하였기에 장신구의 일종으로도 사용됐다. 빗은 18세기 중반 이후 기계화로 대량 생산되면서 그 형태 및 종류도 더욱 다양해졌다. 우리나라 빗의 종류에는 얼레빗·참빗·면빗·음양소·상투빗·살쩍밀이 등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용도나 크기 및 모양이 다르다. 이는 중국이나 서양도 비슷하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녀노소 모두 단정한 차림을 중시하여 매일 아침의 첫 일과는 빗질로 시작되었으며,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흐트러짐이 없도록 했으며, 건강수단으로 하루에 50∼100회의 빗질이 권장되기도 했다.
2023-10-27
와인의 패러다임 변화(2편) 홍익희 세종대학교 대우교수 와인 점수체계가 나온 이후로 와인시장의 주권은 생산자들과 유통업자들로부터 와인평론가들에게로 넘어갔다. 생산자들은 아무리 명성이 높아도 매해 파커가 매기는 와인 점수를 기다리며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를 통해 생산자들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와인업계가 발전하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소비자들도 쉽게 좋은 와인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파커는 와인 업계의 패러다임이 생산자보다 소비자에게 초점이 맞추어지도록 한 일등공신이다. 고전적 전통이 현대 전문가의 혀끝에 휘둘리기 시작한 것이다. 로버트 파커가 처음으로 와인에 점수를 매긴 1978년 이후 약 40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생산자에서 평론가로 이동했던 와인시장 주권이 이제는 소비자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1978년에는 미국의 ‘로버트 파커’가 주도했다면, 오늘날은 덴마크의 ‘하이니 자카리아슨’이 만든 '앱'이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와인시장의 시대적 흐름을 살펴보자. 앞서 언급했듯,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고 앞서 언급한 ‘하이니 자카리아슨’이 만든 것을 비롯한 와인 전문 앱들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와인을 구매하기가 더 쉬워졌다. 특히 요즘 앱은 스마트폰에서 열고 와인 라벨을 사진 찍으면 자동적으로 그 와인이 어느 지역, 어느 와이너리, 몇 년도 빈티지 와인인지 등도 분석해준다. 뿐만 아니라, 그 와인을 여태까지 마셔본 수많은 유저들의 평점과 아울러 평점매긴 유저들의 수, 그리고 유저들이 남긴 리뷰들을 볼 수 있다. 높은 평점일수록 맛있고, 평점매긴 유저들이 많을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 또한 페이스북과 연동되어 나의 페북 친구들이 어느 와인을 좋아하는지, 최근에 어떤 와인을 마셨는지도 볼 수 있고, 서로의 평가에 대해 댓글을 남기면서 교류도 할 수 있다. 기술이 가져온 지식의 보편화가 실현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부담 없는 가격대의 와인들은 전문 평론가 점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앱으로 보면 낮은 가격대 와인들도 거의 다 점수가 있어 많은 훌륭한 아마추어 와인애호가들의 평가를 볼 수 있다. 이로써 와인샵에서 가격과 원산지 정도로 밖에 판단을 못하던 와인들을 쉽게 비교하여, 규모로 검증된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크게 올려줄 장점이다. 사실 병 라벨에 적혀있는 와인설명은 제조사가 좋게 포장한 글일 수 있고, 와인 평론가들의 평가가 대중의 입맛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평점이 쌓이고 쌓여 1,000명 이상의 평점이 모아지면 매우 정확도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숫자가 된다. 스마트폰 덕분에 쉽게 대중의 힘을 모아 가치를 생성하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의 좋은 예이다. 이제는 와인 생산자들이 평론가가 아닌 실제 소비자들의 평점에 긴장하며 주권이 소비자에게 넘어오는 시대가 되었다. 반가운 소식이다. 생산자 이름만 보고 와인을 사던 시대에서, 평론가의 점수를 보고 사던 시대를 거쳐, 많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와인을 고를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시대가 된 것은 정보화시대의 필연적인 트렌드이다. 이는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로버트 파커와 하이니 자카리아슨과 같은 개인들이 가져온 혁신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유튜브가 활성화된 지금은, 굳이 외국 것까지 나가지 않아도 된다. 이미 국내에서 많은 우수한 크리에이터들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득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끝은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앞으로 이와 같은 앱들이 내 기존의 평가들을 분석해서 내 취향에 맞는 맞춤형 와인을 추천해줄 수도 있다. 이렇게 개인 취향들을 앱이 고려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는 고유한 특색의 와인들이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이로써 평론가들의 영향력으로 인해 획일화되어가던 와인 맛이 이제는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는 맞춤형 와인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2023-10-20
정체성을 명확히 하라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경영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소 중 하나는 식당이다. 잘 안되는 식당은 대부분 메뉴가 복잡하다. 늘 파리만 날리는 김밥 체인점 중 한 곳은 메뉴가 100개가 넘는다. 시간도 부족하고 주변에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이 없을 때 가끔 이용하는데 무엇을 시켜야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식자재에 대한 의구심도 들고 재고관리를 어떻게 하는지도 의심스럽다. 당연히 맛도 별로이고 신뢰도 가지 않는다. 반면, 최고급 식당 중에는 메뉴 선택권이 없는 곳이 있다. 셰프를 믿고 주는 대로 먹는다. 심플하다. 선택할 수 없으니 머리도 맑다. 당연히 맛도 있고 다시 찾게 된다.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다.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생산성의 반대말은 복잡함과 산만함이다. 2017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기업을 조사했는데, 독일의 저가형 슈퍼마켓 체인 알디와 리들이 1, 2위를 차지했다. 알디의 핵심은 단순화와 저렴한 가격이다. 경쟁 업체에 비해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우리보다 서너 배 저렴하다. 병맥주는 380원 정도, 1.5리터 콜라가 490원 수준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20개국에서 1만 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2015년 기준 독일에서 매출은 35조 원이고 글로벌 매출은 70조 원이 넘는다. 업종은 레드오션이지만 연평균 10퍼센트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미국 알디는 2010년부터 매출이 두 배 증가했다(《동아비즈니스리뷰》 2017년 1월 216호 참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바로 소품종 최저가 정책 때문이다. 이들은 제품당 품목 수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매장당 1,500종밖에 되지 않는다. 참고로 월마트는 3만 종, 테스코는 5만 종이 넘는다. 가격을 위해 90퍼센트 이상이 PB 상품이다. 월마트보다 20퍼센트 넘게 싸다. 매장도 400평 내외로 좁다. 품목 내 상품 종류도 한두 개로 제한했다. 구두약은 에르달, 치약은 블랜닥스, 왁스는 지겔라 식이다. 상상 가능한 모든 조직을 없앴다. 홍보, 마케팅, 법률을 다루는 기획실은 없다. 시장 조사도 소비자 조사도 하지 않고 컨설팅도 받지 않는다. 직원도 최소한으로 고용해 매장 한 곳당 7~8명 수준이다. 당연히 인건비 비중이 2.8퍼센트 수준인데 경쟁사는 10~15퍼센트다. 그런데 복잡성 제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정확히 어떤 가치를 고객들에게 주는 곳인지 재정의해야 한다. 본질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일 외엔 모두 삭제하는 것이다. 김유열의 《딜리트》를 보면, 이런 방식을 통해 성공한 조직이 다큐만을 취급하는 디스커버리 채널이다. 2016년 기준 매출 7조 4,000억 원, 영업이익 2조 7,000억 원이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6.9퍼센트에 이른다. 참고로 KBS는 매출 1조 4,800억 원에 영업이익 248억 원, MBC는 매출 8,300억 원에 영업이익 404억 원, SBS는 7,900억 원에 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를 만든 존 핸드릭스는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케이블방송국이 아니다. 방송업이 아니라 고객들이 세상을 탐험하고 호기심을 만족시키도록 돕는 일이다. 새로운 유통 플랫폼과 화면으로 옮겨간다면 이런 철학을 고수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한마디로 정체성을 재정의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그것과 별 상관없는 것은 모두 삭제해야 한다.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해당한다. 여러분 조직은 뭘 하는 곳인가?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 무엇인가? 거기에 시간과 비용을 집중해서 쓰고 있는가?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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