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의 벼락 예방법
여름철의 벼락 예방법 조석준 기후변화저널 대표 지구 전체로 볼 때 1초 동안에 무려 100회 정도의 벼락이 어디에선가는 친다. 열대 지방에서는 일 년 내내 끊임없이 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 지방의 경우 주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줄고 있으나 벼락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늘어나고 그로 인한 정전이나 화재 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벼락은 매우 위험한 기상재해의 하나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하늘에서 발생한 번개가 지상까지 이어지면서 어떤 물체나 지점에 전기적인 충격을 가할 때 이것을 '벼락'이라고 부른다. 벼락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위력적이고 피해 양상 또한 다양하다. 바다에서는 범선의 돛대를 때려 부숴 배를 침몰시키기도 하고 종각에 매달려 있는 종을 녹여서 구멍을 뚫기도 한다. 또한 쇠사슬을 순간적으로 녹여 쇠몽둥이 바꾸어 놓으며 심지어는 들에 널려 있는 감자를 구워 버리기까지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벼락의 원자재 격인 번개를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으로 설명하는 학자가 많다. 구름은 수많은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작은 물방울들이 주위 공기와 접촉해서 정전기가 발생, 구름이 하나의 커다란 대전체(帶電體)가 된다. 이 대전체와 또 다른 대전체인 다른 구름이나 지면(地面) 사이에서 순간적인 방전 현상이 일어나 빛이 번쩍이고 천둥소리가 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벼락이 한 번 번쩍일 때 일으키는 열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백만 분의 1초 사이에 태양 표면 온도의 5배인 2만 8천도까지 올라간다. 벼락은 이따금 신기한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표고버섯 재배용 토막나무에 벼락이 떨어지면 그 부근의 토막나무에는 이상하게도 버섯이 많이 생긴다. 이것은 벼락이 자주 치면 공기 중에 천연의 질소가 많아지면서 식물이 잘 자라는 것으로 설명된다. 여러 가지 실험 결과, 벼락이 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의 자세로 밝혀졌다. 서 있는 상태가 가장 위험하고, 앉아 있더라도 우산이나 골프채, 낚싯대 등을 쥐고 있을 때 물체의 끝이 벼락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들판에서 벼락을 만났을 때는 가지고 있는 물체를 버리고,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번개가 친 다음에 곧바로 천둥소리가 나면 자신의 머리 위에 뇌운이 있는 상황이므로 신속하게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 벼락이 칠 때는 전기 공사나 철재를 사용하는 작업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 또, 야외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면 물에서 빨리 나와야 하고 작은 보트를 탔을 때도 내리는 것이 안전하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었을 때는 차를 세우고 그대로 머무르는 것이 좋고, 전화를 하고 있었을 때는 즉시 끊어야 한다. 넓은 벌판에서 벼락이 치면서 세찬 소나기가 쏟아질 때 무의식적으로 큰 나무 아래나 원두막 등으로 몸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벼락은 주위에 비해 보다 높은 곳에 떨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움푹 팬 곳이나 동굴로 몸을 피하면 좋은데, 급한 경우에는 골짜기로 피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골짜기는 소나기 때문에 계곡의 물이 갑자기 불어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벼락의 본질을 알고 안전 수칙도 철저히 지킨다면 여름철의 두려움 가운데 한 가지는 사라질 것이다.
2022.07.29